청개구리?- 떠나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청개구리 - 떠나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이 시는 본보 고정필진인 박성민 시인이 지난 4일(화) 향년 84세로 타계하신 어머님을 그리며 쓴 시입니다.  

 

비가 옵니다.

또 울어야 하지만 울지 않으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지

우울한 잿빛 하늘 아래

젖은 등은 파랗게 번뜩거리고

울기도 전에 눈을 깜박거리지만

 

어머님은, 어머님은 눈물 많이 흘렸음을

비가 와서 불어난 강물보다 많이 흘렸음을,

눈물 많은 땅, 서러운 역사 속에 태어나

당신은 떠나고 또 떠나야 했지요

 

두고 떠나는 것 많고 헤어져야하는 이 많아

옷자락 눈물에 젖어 마를 날 없었지요,

 

안정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바다 건너온

이 땅도 당신에게 약속의 땅 아니었지요

언제나 돌아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당신이 누리지 못한 풍족하고 여유있는 생활

자식들이라도 누리기 바랬지요.

 

그것은 당신의 또 다른 희생이었지만

마지막 소원인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먼 이국 땅 물가에 묻혀야 했지요.

 

고향이 따로 있냐 묻히는 곳이 고향이지,

당신의 선택이지요 당신의 선택이 아니지요

고향은 늘 당신 가슴 속에 있었지만,

 

어머니 비가 옵니다.

 

청개구리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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