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어쩌면 모든 밝은 빛이란  

저만치 만상을 굽어보기 위해

제홀로 높이 떠올라 거리 두기를 한다네

달은  높이 떠서 만물을 낳을 수 있고

해는 높이 떠서 만물을 기를 수 있다네  

우리네 세상도 빛의 새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저마다 애써 거리 두기를 외치고 있는가.

 

 

자아를 버리고 세상을 버리면

자아를 얻고 세상을 얻게 된다고

이 땅의 떠돌이인 내게 흰구름은 속삭이네

등불은 저만치 심지를  돋우고  

등대불도 항구 저만치 홀로 서 있기에  

다가오는 뱃길을 안내하는 빛이 되고 있네.

 

 

헤매도는 한 세상 저 멀리 내가 있으면   

마침내 타오르는 등불로 눈을 뜨게 되겠네  

홀로 산을 오르며 햇살을 벗삼아 내가 노닐면

별빛 총총  불멸의 참사랑을 노래하겠네

골고다 언덕 홀로 높이 들려

세상을  구하는 빛이 된 내 님을 우러러  

먼길을 돌고 돌아 가파른 산길을 오르네.

 

 

 날마다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하여

 제 홀로 혼불을 살라 먹고

또 살라 먹으며 불사조를  꿈꾸어 보았네

올곧은 심지를 세운 등불을 들고     

저만치 거센 파도 어둠을 헤쳐나가는 길

온통 내 혼불은 별무리 속으로 날아 오르기 위해

저 멀리 거리를 두고 제홀로 애간장을 태우니    

혼돈의 세상도 덩달아 거리 두기를  외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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