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아욱 꽃차를 마시면서

 

당아욱 꽃차를 마시면서

 

 


 

올해도 찬기운 비껴 당아욱 꽃이 
초라한 내 마음밭을 화들짝 불을 당기고 있구나. 
보랏빛 연분홍빛 당아욱 꽃이 내 나라 꽃 무궁화와 더불어
찬서리 맞이한 빛바랜 정원을 홀로 당차게 지키며 서 있구나. 
비단꽃 당아욱의 서양 이름은 커먼 멜로우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는구나.

 


그 시절 노모는 고향집 마실 나온 듯
십여 년을 훌쩍 넘긴 이민생활 후에야 모처럼 
모교로 시 강의 차 나온 중년의 딸을 무척 반기셨다.
딸은 어머니의 마음보다 시계추를 되돌려 
화사했던 청년시절로 돌아가려는 듯 
옛 캠퍼스의 추억을 누비고 옛 벗을 만나 노닥일 적에 
노모는 이른 아침부터 눈을 빛내며 딸의 조반을 챙기신다.
벗들과 대학로를 쏘다니고 시를 논하다가 
자정 무렵에나 귀가하는 중년의 딸을 애써 기다리신다.
사춘기 입시학원에서 늦게 귀가하던 수험생 딸을 
못내 버스 정류장 앞까지 마중 나오시던 그 모습이셨다.

 

 
오늘도 어머니의 사랑을 품은 당아욱 꽃이 
내 정원 가를 맴돌며 늘 기다리며 서있고 
내 나라꽃인 무궁화 옆으로 빙둘러 에워싸며 
이국의 내 삶을 감싸며 어깨를 토닥이고 있구나. 
세상 밖 모든 게 도전장을 내밀어도 
자연의 어머니 품 속은 늘 그리 평안하다고 
깊어가는 가을날 당아욱 꽃이 빙그레 웃으며 
젊은 날 어머니의 청색 치마자락으로 다가서고 있구나. 
어느새 나는 푸른 커먼 멜로우 꽃차를 마시면서
어머니의 미소 같은 당아욱 꽃차라고 읊조리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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