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개비

 

내 가슴은 낯선 광야를 떠도는 마른 장작개비

일순간 분노로 타올라 흰 재만 남은 텅빈 자유     

찬바람에 흩날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승리의 깃발

오늘도 온통 긴 기다림에 지쳐 뼈마디 쑤시는 일상

혼불이 모인 모퉁이 그늘막에서 자리를 틀고

어둠 한조각을 달게 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구나.

 

슬픈 꼬리표를 달고 스쳐가는 한 줄기 바람

아린 내 사랑이 있었다 한들 빛 바랜 비누방울처럼

문득 떠올랐다 지는 무지개처럼 스러져가는구나
영혼의 뿌리까지 뒤척이는 이천 년의 긴 악몽에 시달리며

어둔 세상의 뒷걸음질 억센 함정에 허우적대고 있었구나.

 

그러나 이 땅의 내 가슴은 오히려 타오르는 장작개비

그대는 끝없는 사랑의 손길로 내 곁을 지키고 있어

긴 목마름을 축이고 투명한 물줄기로 방패를 두르고 있구나

언제나 세상 고독의 메마른 꽃잎을 곱씹는다 해도         

 마른 가슴 켜켜이 꽃망울이 피어나는 추억의 함박웃음

푸른 하늘과 어깨동무한 붉은 장미로 피어나고 있구나.

 

이제금 저잣거리 버려진 색바랜 나무 토막일지라도    

오히려 물 굽이굽이 끝모를 항해길을 반기는 나는    

그대 기쁨의 바다에서 출렁대는 돛단배가 되고 있구나

 그대의 품 속 요람에서 뜻모를 옹알이 소용돌이 팽이춤

그대는 생명수 잔물결 끝모를 기쁨의 손짓으로 나를 간지르고 있구나     

 떠돌이 한세상 나그네 발걸음일지라도 지칠줄 모르고

타는 혼불을 벽돌 삼아 천국 계단을 한껏 달리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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