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의 독백

막달라 마리아의 독백

                                     

 울지 않아요

골고다 언덕의 험난한 그날처럼 울며 불며

베드로여, 왜 나를 부인하나요? 라고 외치며

울지 않아요

죽은 나사로를 살려 달라고 님의 옷깃에 매달리며

때맞춰 오지 못한 안타까움에 울부짖으며

죽음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외치진 않아요

어둠은 지나가고 시시각각 황금 새벽이 밀려오고 

하많은 슬픔이 썰물로 밀려가고 있어요

물고기 자리의 험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지난한 발자취에

온몸이 소름 돋지만 스치는 어둠의 잔상에 울지 않아요.

 

 

모든 어둠의 흔적이 말끔히 씻겨 내리라고 해요

영웅의 붉은 피로 연명해 온 오명의 이름으로  

드라큐라의 연인처럼 그림자로 서성이던 세상살이

그날의 골고다 언덕처럼 가시덩굴 고개를 헤쳐가며  

피 흐르는 맨발에 홀로 지쳐갔지만 가던 길을 멈추지 않아요

불멸의 장미를 위해 흩뿌려진 영웅의 피가 이 땅을

모두 적셔 내리도록 묵묵히 감내해온 언약된 시간들

물병자리 대승리를 위해 올곧게 서있는 옛 지혜의 여장군인

처녀는 늙은 노파를 품고 노파는 다시 처녀를 품고

세월이 다가도록 은하수길 따라 드높게 승리가를 불러요.

 

 

울지 않아요

마지막 영웅이 거짓 마왕의 교활한 술수로

희생의 제단에서 숨을 거둔 역사의 문을 닫고  

은하수 성단 길을 따라 님 마중을 위해 나래짓을 펼쳐요

천사들은 우주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생명나무에

오색등을 밝히고 불멸의 연인을 위해 성문을 열고 있어요

대천사들이 새신부를 맞이하기 위해 천상의 거리마다

승리의 깃발을 흔들면 생명수 찬미가가 울려 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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