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삽살개도 마루 밑 그늘 찾아
낮잠 즐기는 8월
장독대 돌틈사이로 피어나는
난쟁이 채송화가 귀여워
고개 떨군 키다리 노랑국화
대문 밖에서 허리 매고
우리 아버지 퇴근 기다리는 곳
장항선 완행열차는 목을 빼고
소리소리 지르면
우리집 텃밭 언덕에
황금색 호박꽃들 함빡
성주산 너머 매지구름 몰려와
여우비 한줄기 뿌리고 가면
밤나무 가지에서
송충이가 꿈틀 꿈틀
포기 째 강낭콩 뽑아다가 엄마랑
손톱 밑이 아프도록 콩을 까서
햇강낭콩 밥 뜸이 들 때면
분꽃향기 온 집안에 가득 퍼져
초가집 출렁이는 곳
일곱살배기 여자애가 토방에 앉아
작은돌 다섯 개로 공기놀이에 마음을 다 적신
내 유년의 고향
식구들이 오손도손 모여 앉으면
애호박잎 찢어 넣은 구수한 된장국이 보글보글
대천 나무장터 끝머리 비뚤어진 버드나무집
여름 내내 매미만 목이 쉬게 노래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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