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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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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중우정치-트럼프 재선 가능성 다분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앞으로 열흘 후부터 미국인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인들은 현대판 네로 같은 사이코패스 무대를 더 이상 안 볼 수 있을까. 그것은 세계인들의 큰 희망사항이요 기대임에 분명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이요, 또 하나는 민주주의의 최대 약점인 중우정치 때문이다.     

 

 미 대선은 각 주(State)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명분 아래 각 주에서 선출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다. 50개 주 중 48개 주민들은 직접투표를 통해 자신들을 대표할 선거인단을 선출하는데, 선거인단에 출마한 사람은 주로 특정 정당의 당원이기 때문에 어느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지 공표된 셈이다.

 

 각 주에서 선출된 선거인단은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를 하고 그 중 한 표라도 더 많이 득표한 정당이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소위 ‘승자독식’(winner-take-all) 방식이다. 이야말로 전형적인 제국주의 스타일이다. 개중엔 ‘믿지 못할 선거인’(faithless elector)이 자신이 투표해야 할 후보자에 투표하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다. 이럴 경우 그는 정치적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이를 잠재적 범죄행위로 규정한 주도 있다.

 

 선거인단 수는 각 주의 하원 및 상원의원을 합친 수로, 상원은 주당 2명, 하원은 인구가 많을수록 많다. 예컨대 캘리포니아 주의 선거인단은 55명이지만, 버몬트, 몬태나, 와이오밍, 노스 & 사우스다코타 주 등은 3명 밖에 안된다. 이로써 전국 선거인단은 435명의 하원의원과 100명의 상원의원, 워싱턴 D.C.에 있는 3명을 모두 합친 숫자 538명과 같다. 이중 매직넘버(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하면 미국을 넘어 세계의 대통령이 된다.   

 

0…문제는 선거방식이다. 전체 유권자 직접투표에서 이기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패한 경우가 미국 역사상 다섯 번 있었다. 가장 최근 경우가 2016년. 당시 직접투표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보다 약 286만 표, 2% 포인트나 앞섰으나 선거인단 수에서 80명 차 가까이 패하면서 트럼프가 당선됐다.

 

 그 전인 2000년엔 전체 국민의 직접투표에서 민주당 앨 고어가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는 조지 W. 부시가 앞서 대통령이 됐다. 1824년 존 퀸시 애덤스, 1876년 러더퍼드 B. 헤이스, 1888년 벤저민 해리슨도 모두 직접투표에서는 졌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우위를 점해 대통령이 됐다. 이들은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11.3 대선을 코앞에 둔 현재 조 바이든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상당히 앞서 있다. 그러나 당락을 결정하는 선거인단 투표는 별개 문제다. 전국 투표에서 이겼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하는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2016년 당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 민주당은 이번 선거 또한 4년 전의 데자뷔가 되지 않을까 초조하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데 대해 트럼프 캠프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 4년을 보냈다. 왜 이런 기관이 지불한 여론조사를 신뢰해야 하느냐"며 정확성에 의문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사람들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반응한다. 감성적으로는 같은 (패배) 시나리오가 다시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정치평론가의 해석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비웃듯 트럼프가 4년 전처럼 다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설령 트럼프가 지더라도 쉽게 승복하지 않고 판을 길게 끌고 갈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개표결과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있다. 미국은 시간대가 다양해서 개표시간도 다르다. 이번엔 특히 트럼프가 불법과 사기라고 공격하는 우편투표가 확대돼서 최종 개표 결과가 언제 나올지 장담 못한다.

 

 또 하나 변수는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다. 판세가 백중해 투표 당일 자정을 넘겨도 당락 윤곽이 나오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지지층을 총궐기시키고 선거결과를 법원으로 가져갈 공산이 크다. 2000년 부시 대 고어의 대선 결과가 한달 정도나 늦게 법원에서 결정된 사태보다 더 큰 혼란과 항의가 미국 전역을 뒤덮을 것이란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트럼프는 이미 선거 결과를 소송까지 몰고 갈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럴 경우 보수파가  장악한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의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

 

0…민주주의의 맹점으로 중우정치(衆愚政治, Ochlocracy)란 말이 쓰인다. 국민의 대표자가 국민을 제대로 통제 못하고 나라가 통제불능된 상태를 말한다. 미국이 지금 이런 꼴이다. 코로나로 하루에 수천 명이 죽어나가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게 세계 최강국가란다. 그런데도 여전히 트럼프 광팬들이 미쳐 날뛴다.

 

 승자가 싹쓸이하는 선거방식, 여기에 아무리 미친 짓을 해도 무조건 지지하고 보는 극우 백인층의 ‘묻지마 몰표’ 때문에 지구촌이 다시 4년을 미치광이에게 시달릴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전보다 더 미쳐 날뛸 것이다. 세계의 모든 질서와 가치가 뒤죽박죽될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한국이나 캐나다나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대재앙의 4년을 다시 맞을 순 없다. 현명한 미국인들의 판단을 기대할 수밖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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