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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피(鹿皮)에 가로 왈(曰)

 

 조금쯤 보태거나 덜어 내도 흔적이 뚜렷하질 않는 죽(粥) 떠먹은 자리였으면 오죽이련만…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무상복지를 당연하게 여기며 죽(粥)끓듯 하는 세상이다. ‘입김으로 ‘훅’불어 물건을 날린다는 뜻’의 취허(吹噓)는 남의 잘한 일을 추켜세움을 에두른 말이지만, 시원스레 들리는 가죽피리 소리가 잦다보면 팬티가 젖는 경우가 없진 않았음을 두고 남 탓할 순 없을 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聯準)는 내달 중순까지 ‘점진적인 Tapering(자산매입 축소) 과정’을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CNBC 보도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리들이 이르면 11월 중순까지 제공해온 특별지원을 줄이기 시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연준(聯準)의 대다수 이사들은 경제 목표에 거의 도달했다고 느끼고 있으며, 곧 월별 자산 매입 속도를 줄여 정책의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CNBC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해 동월 대비 5.4% 상승한 점을 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팬데믹의 여파로 들쭉날쭉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진 나머지 은 갈치 어획량(漁獲量)이 동일한 상황에서 가격이 하락하거나 답보(踏步)상태이면 조업(操業)에 나설 하등(何等)의 이유가 없다고 한다.

 수산자원이 갈치 뿐 일까만, 수협(水協)은 어민들이 최소한 인건비는 건질 수 있는 가격에 갈치를 수매한다는 계획이라지만 원활한 적체해소(積滯解消)가 언제쯤 이뤄질는지 알 수 없다는 어민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니 이 또한 딱한 노릇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특용작물 가운데 하나인 인삼의 가격 폭락세도 심상치 않다고 한다. COVID-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도 뜸하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의 성장으로 인삼을 대체하는 상품들이 많아지며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지만, 인삼경작 농민들은 어렵게 가꾼 인삼밭을 갈아엎고, 불태우기까지 했다니…

 세상은 많을수록 더 좋은 것(多多益善)만은 아닌가보다. 무릇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過猶不及)을 깨닫게도 해준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COVID-19의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는 출현하지 않아야겠지만 새로운 변이 출현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변함이 없다.

 이제껏 미국에서 근절(根絶)한 감염병은 천연두 하나뿐이듯 감염병을 박멸(撲滅)하는 건 매우 어렵다”며 “말라리아처럼 감염병을 적절히 통제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세상살이에 세월이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진 않았을지나 다정한 구석도 없진 않다. 곡학아세(曲學阿世)하느라 부끄러운 줄 모르고, 발길 닿는 곳곳이 지뢰(地雷)밭이었다고 투덜거렸을지나 이제껏 누려온 음식의 맛과 힘든 경험은 얼마든지 차이가 존재할 수도 있다.

 “잘되면 하늘의 뜻이요 못되면 내 탓이라”고 겸허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스스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留春不住留秋住 籬菊叢叢霜下護

佳節入重陽 持蟹切嫩薑

江下山無數 何處登高去

松徑小山頭 夕陽新酒樓”

- ‘남은 봄은 머물지 않고 남은 가을 머물고 /

울타리국화 수북하여 서리 내려도 보호 하네 /

좋은 시절은 중양절(重陽節)로 들어서고 /

집게발 안주삼아 여린 생강을 자르네. /

강가에는 수많은 산(山)있거니 /

어느 곳으로든 높은 곳에 오르니 /

솔숲 오솔길 낮은 산머리 /

신주루(新酒樓)에는 날이 저무네.’ -

[ 정섭(鄭燮) / 淸, 《보살만유추(菩薩灣留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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