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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떡이 두레 반’ 일지라도

 

 새해 새아침이 밝았다. 두루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가 바이러스 역병(疫病)에 휘둘리지 않고 건재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 일이다. 크리스마스캐럴에 발걸음 가볍고 세모(歲暮)의 카운트다운이 우렁찼을지나 스스럼없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진 아니했을까? 같은 듯 다른 듯해도 저마다 무리수(無理數)를 두지 않는 마스크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성숙한 시민의식에 틀림없다.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 하지만 묵묵히 성실하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수 있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왜냐하면 원래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 우리네 삶이 자기 뜻대로만 되어 질 수 있을까마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을 먼저 마시진 말자. 화려한 볼거리가 없을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계속된다.(Life Goes On!)” 목청 높여 함께 노래하자.

 

 COVID-19 환자에게서 가장 흔한 증상은 미각과 후각의 상실, 고열, 기침 순이라고 한다. 누적 확진자는 162만여명으로 세계 6위인 스페인정부는 전체인구 4700만명 중 250만명을 ‘우선 접종대상 1단계’ 그룹으로 선정 무료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스페인국민의 47%는 백신 공급 초기에 접종을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접종정책을 두고 불신(不信)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것은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Pfitzer와 Modena가 개발한 mRNA 백신은 90% 이상의 효과를 자랑한다지만, -70°C에 달하는 초저온 냉동상태에서 보관돼야하는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고 유통하면 예기(豫期)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필칭(言必稱)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들은 자기 아파트 살 꿈은 접고 임대주택에 만족하고 살라는 뜻이냐”는 격한 반응도 나오고 있는 와중에 관계당국은 상황 판단도 안 되는지 뒷북치기에 여념(餘念)이 없고 백약이 무효라고 하니 딱하다. ‘가붕개’가 입에 거품을 무는 형국(形局)을 타개하기는커녕 들끓는 민초들을 어루만질 줄도 모른다는 원성(怨聲)에 귀 바짝 기울였으면 오죽이련만….

 

 한(漢)나라의 제위(帝位)를 찬탈하고 신(新)나라를 세운 왕망(王莽)의 개혁정치가 실패로 돌아가고 되레 사회·경제가 피폐(疲弊)해지자 각지에서 반란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남양 출신 호족으로 한(漢)왕조의 핏줄인 유연(劉縯)과 유수(劉秀) 형제들도 한(漢)의 부흥을 내걸고 군사를 일으켰다. 유수는 군웅할거(群雄割據)의 시대를 마감하고 후한(後漢)을 세워 황제가 되었는데, 그가 광무제(光武帝)였다.

 

 사람들은 칭송과 이목(耳目)의 중심에 서길 원하기도 하지만 저마다 나름의 고민도 없잖다. 바나나리퍼블릭(banana republic)이란 생뚱맞은 느낌의 단어가 공공연하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경제는 외국자본에 지배당하는 국가를 지칭하는데 바나나를 유일한 수출상품으로 삼는 중앙아메리카를 주로 뜻한다. 국제정치의 역학(力學)구조에 비춰진 현실을 달갑잖게 여길 뜻있는 위정자와 국민들이라면 분루(憤淚)를 삼키며 대오각성(大悟覺醒)할 일이다.

 

 세월은 공평하기 그지없는 것이라서 나잇살이 들어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마땅하지만, 어느 누가 진실을 말하고, 휘둘리는지 진위(眞僞)를 가려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 뒷걸음질하다 쥐 잡는 수도 있겠다. ‘영광스러운 고립’(Splendid isolation)을 택할지언정 똥 묻은 놈이 겨 묻은 놈 나무란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주책바가지 노릇은 누항(陋巷)이 시쳇말을 내뱉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널뛰는 부동산가격 등락(騰落)에 따라 심각한 문제될 수도 있다는 뉴스에 눈길이 멈췄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열풍과 부동산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의 수요가 몰리면서 3/4분기 대~한민국 가계 빚이 유례없는 규모로 증가했다고 한다. 저마다 취향은 다른 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는데 ‘견공(犬公)은 무서우면 짖는다.’는 옛말이 생각났다.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 대출도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니 말이다.

 

 청포도를 언제부터 ‘샤인·머스켓’(Shine Muscat)으로 개명했는지는 모르겠다. “민의(民意)를 수렴하는 전당이라면 아파트든 빌라든 적정한 주거환경과 품질이 보장되는 환경으로 만들 논의를 하는 게 마땅할 일”이다. “전세난민이라는 용어로 시작해서 호텔거지까지, 난민이나 노숙인(露宿人)같은 사회적 약자에 혐오적 용어가 국회에서 버젓이 통용되는 것은 문제”다. “임차인(賃借人) 걱정을 하면서 되레 임차인들의 아픔을 자극하는 표현을 쓰는 것은 그들의 고통에 대한 진정한 공감이 없기 때문 아니겠냐?”고 꼬집는 의견에 한 표를 던진다.

 

 버리기는 아깝고 가지고 있기는 부담스러운, 계륵(鷄肋) 정도의 하찮은 수준으로 폄하하는 개인이나 조직적인 단체는 없을 듯싶다. “보수우파(保守右派)가 오만(傲慢)하고 방자(放恣)했기 때문이라면서 진보좌파(進步左派) 진영은 편견(偏見)에 사로잡혀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저잣거리의 세평(世評)에 미간(眉間)을 잔뜩 찌푸릴 일은 결코 아니어야 할 테다. 편견은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생각’이랄 수 있는데, 진보세력의 경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도 자신들이 항상 옳다고 믿는다.”니 글쎄다.

 

 ‘21세기 페스트’에 버금가는 충격을 안긴 ‘COVID-19’이 지구촌을 휩쓸어버린 2020년을 Oxford 사전도 포기했다고 한다. 매년 가장 영향력 있었던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해온 옥스퍼드가 2020년엔 “하나의 단어를 끝내 추려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유례없는 1년이었다는 뜻이다. 캐서린·마틴 옥스퍼드사전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가 찾아낸 2020년은 언어 사용 행태의 가장 큰 특징은 변화의 규모와 범위 그 자체였다”며 “펜데믹은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표현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밤새토록 내린 눈꽃이 창밖에 소복이도 쌓였다. 부엌에서 새어나는 떡국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팬데믹은 우리네 가슴을 움츠러들게도 했지만 머잖아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얻은 떡이 두레 반’이어도 살을 에이는 듯 북풍한설에 떨었던 기억이 사무친 사람일수록 태양의 따뜻함을 절실하게 느낄 것이외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사랑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칭찬하는 사람이요,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 [탈무드] 中에서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1 신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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