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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不眠症, insomnia)(2)

 

(지난 호에 이어)

그리고 기관지 천식,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질환이 있을 때에 복용하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다. 복용하고 있는 약물들을 예를 들면 고혈압 치료제 중 일부, 혹은 감기약, 전립선 치료제, 스테로이드 제제 등과 연관되어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 본인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기보다는 약을 처방한 의사와 상의하고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코골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과 같은 수면장애와 우울증 등이 불면증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본인은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주변 가족들에게 이러한 증상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만일 이런 문제가 있다면 먼저 의사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불면증의 원인으로는 수면에 대한 비합리적인, 자기가 정한 불면증에 대한 기준을 들 수 있다. 즉, 불면증 환자들은 잠이 부족하다는 사실보다 자신이 잠을 못 이룬다는 생각 때문에 더 힘들어한다.

 

'내일 못 일어나진 않을까', '낮 동안 피곤하진 않을까', '잠이 부족해서 실수하진 않을까' 등의 생각들이 환자에게는 스트레스로 되돌아오고, 이 스트레스 때문에 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종종 TV, 인터넷 기사 혹은 요즘 유행하는 유튜브 같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전문가들이 나와 '적정 수면 시간은 8시간입니다.'라고 말하면 그들의 말이 공신력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정답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말들 때문에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최소 8시간은 자야 '건강하다'라는 강박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말을 규칙처럼 지키려고 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좋지 않은 컨디션을 수면시간 부족 탓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낮 동안의 피로감,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 상태, 두통, 무력감, 어지럼증, 식욕 저하 등이 일어날 때, 불면증에 처한 사람들은 잠을 충분히 깊이 자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들이 스트레스가 되어 오히려 잠을 방해하기도 한다. 위의 증상들은 꼭 수면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은 아닐 수도 있으며 감기 몸살이나 영양 부실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단순히 불면증에 대한 불만으로 모든 원인을 잠으로 돌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것 때문에 잘 때 시계를 보는 행위는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잠을 자기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면증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는데 불면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생리적 특성을 연구한 학자들이 많은데, 그들 연구 결과의 일부를 소개하겠다.

 

첫째, 불면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평소 근육의 긴장도가 높다. 보통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면 신체의 근육에 일시적으로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불면증 환자들은 근육에 계속 힘이 들어가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몸에 있는 근육들이 지치게 되고, 심하면 근육이 뭉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불면의 고통보다 온몸이 뭉치면서 뻐근한 것이 더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만성불면증 환자들도 많이 있다.

 

둘째, 불면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평균적으로 긴장 뇌파를 더 많이 만들어 낸다. 즉, 불면증이 심할수록 긴장 뇌파도 더 많아지게 되는데 이러한 뇌파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뇌가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뇌가 쉽게 지치고 피로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뇌의 지속적인 긴장은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되고 오랫동안 불면증을 앓은 사람은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불안증, 우울증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셋째, 불면증 환자들이 성격상 긴장을 많이 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피부 전도 측정으로 긴장의 정도를 측정한 학자도 있다. 상대적으로 불편한 긴장과 지속적 긴장 상태인 경우에는 손뿐만이 아니라 온몸에서 땀이 배출된다.

 

땀은 성분이 소금물과 같아서 전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피부에 전류가 흐르는 정도를 측정하면, 긴장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피부의 전기전도가 더 잘 된다는 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

 

위의 이러한 소견들을 종합해보면 불면증 환자의 생리적인 특성, 즉 불면증 환자가 평소에 보통 사람보다 더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불면증 환자들의 고통은 단순히 마음을 고쳐먹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이러한 생리적인 변화를 바꿔줘야 한다.

 

이밖에도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기온, 습도, 체온의 문제뿐 아니라 어떤 침구를 쓰고 있는지, 조명이나 소음의 정도는 어떠한지의 등의 외부 자극들도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마그네슘이나 비타민D 부족으로도 불면증이 올 수도 있다.

 

진단

첫 번째로, 수면장애는 의사와 문진을 통해 자세한 수면 상태를 파악하고, 수면의 개시(잠이 드는 것), 수면의 유지(중간에 깨는 문제, 즉,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중간에 자주 깨거나 한번 잠을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것), 새벽에 일찍 깨는 문제, 또는 잠자는 시간과 상관없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인지를 확인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세한 수면 상태에 대한 기록이 도움이 된다. 종종 본인이 느끼는 수면의 상태와 주변 가족들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느끼는 환자의 수면에 대한 내용이 다를 수 있으며 이는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주변사람들이 본인의 수면상태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수면에 영향을 주는 수면장애나 심리적인 불안, 우울과 같은 문제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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