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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독감 그리고 코로나19(2)

 

 (지난 호에 이어)

 감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각종 병원체가 호흡기 등의 피부점막을 통해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행성 독감과 달리, 감기로 불리는 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병원체 종류를 특정 짓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감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만 해도 100여 종 이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중 감기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종류로는 보카바이러스(Bocavirus), 파라인플루엔자(parainfluenza), 콕삭키 바이러스(coxsackie virus) 등이 있고, 가장 흔한 것은 주로 콧물 감기의 원인이 되는 리노바이러스로 전체 감기 환자의 30~5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영어로는 감기를 Cold라 부르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추위와 직결된 병이라는 인식이 있다. 다만 과거만 해도 학계에선 일반적 인식과 달리 추위에 대한 노출과 감기의 관계가 부정되어 왔다. 즉, 극지방에서는 감기 바이러스가 없다는 이론으로 추위가 감기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기와 추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진행되었고, 지금은 추위가 면역 기능에 변화를 주어 체온이 떨어지면 보통 면역기도 감염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킨다는 추론과 추위가 감기를 포함한 급성 호흡기 감염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또한 많이 나오게 되었다.

 

문제는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력도 같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체온이 1℃ 내려가면 면역력도 30~40% 정도 떨어진다고 하는데 실제로 암세포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체온은 35℃로, 정상적인 체온인 36.5℃보다 1℃ 이상 낮다.

 

즉, 체온 저하로 면역력이 떨어져 암세포가 활성화하는 것이다. 심지어 체온이 낮아지면 기초대사량도 크게 줄어들어 체질도 살찌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추운 날에 옷을 얇게 입고 다니면 체온이 떨어져 감기 등 다양한 질병에 쉽게 걸릴 뿐 아니라 비만이 될 수도 있다.

 

즉, 추위가 감기바이러스를 만들어 내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추위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 자체는 분명한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이 이론은 한의에서 감기의 발병 원인을 외감풍사(外感風邪), 외감풍한(外感風寒)으로 보는 것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기(氣)나 에너지가 약해지면 면역력의 저하로 외부로부터의 풍사(風邪)나 풍한(風寒)의 사기(邪氣)에 지게 되어 감기가 걸린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감기 발병 여부는 바이러스 입자의 생존 확률이 크게 관여하는데, 2015년 1월 5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감기를 일으키는 병원체 중 가장 흔한 리노바이러스(rhinovirus)는 저온 환경에서 좀더 활발히 복제된다고 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차가운 환경이란 거의 영하의 온도 정도 되어야 복제가 잘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참고로 호흡계의 상기도(上氣道)는 외기(外氣)와의 접촉이 잦아 하기도(下氣道)보다 4~6℃ 낮은 약 32℃ 정도이다.

 

또 감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습도에 있다.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대체적으로 습기에 약한 편인데, 따라서 습한 여름보다는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하면서 우리 몸이 외부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만큼 저항력을 갖지 못하는 겨울철에 감기에 더 잘 걸리게 된다. 겨울철 주변 공기의 건조함으로 인해 코의 점막이 건조하게 되면 필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겨울철 공기의 습도는 여름철보다 10~20% 낮다. 차가운 공기는 따뜻한 공기보다 머금을 수 있는 수분의 양이 더 적기 때문이다. 또 난방으로 실내 공기는 더 건조해지게 되고 이렇게 건조해진 공기는 우리 몸에 있는 수분도 가져가는데, 바로 이때 감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바로 기관지 점막도 건조해지는 것인데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 원래 하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원래 기관지 점막은 끈적끈적한 점액을 분비하면서 감기 바이러스 등 외부의 침투를 방어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점액은 병원균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섬모 운동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 공기 속 이물질을 걸러내는 등 1차 방어벽을 형성한다.

 

하지만 실내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점막의 보습작용이 떨어지면서 섬모의 진동 운동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해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추운 날씨에 실내 생활을 더 많이 하게 되면서 환기되지 못한 오염된 공기나 감기 걸린 사람에게 노출되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추워서 감기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건조한 공기 때문에 호흡 기도의 점막이 건조해져 외부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걸린다는 것이다. 보통 습도가 50% 미만이면 감기 바이러스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습도가 높아도 문제가 될 수가 있다. 습도가 75%를 넘어가면 만성기침, 폐렴 등의 원인인 곰팡이가 번식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습도 80%에 이르면 알레르기 질환의 주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활발히 번식한다. 그러므로 너무 높은 습도는 면역계가 약한 사람들에게 폐렴과 알레르기 등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므로 감기는 매우 흔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라 가볍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특히 어린아이나 노약자, 그리고 만성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 과로와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감기에 잘 걸릴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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