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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선의 大佳里(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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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찾아서(76)-라오디게아(Laodikeia) 유적과 교회 터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소 아시아 7 초대 교회 중 제일 마지막으로 나오는 라오디게아 교회는 책망만 받은 교회이어서인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라오디게아 유적지 깊숙한 곳에 십자가가 새겨진 깨어진 돌 비석 하나가 그저 무너진 돌 무더기 사이에 서있는 곳이었습니다.

에베소에서부터 동남쪽으로 약 160km 내륙으로 더 들어와 있어서인지, 지중해 유람선에서 내려서도 단지 에베소만 보고 다음 정착지로 갈 뿐, 이 곳까지 오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라오디게아는 원래 기원전 2천 년경, 그리스 본토에서 아나톨리아로 이주한 이오니아인들에 의해 세워져 디오스폴리스(Diospolis) 혹은 로아스(Rhoas)라고 불렸으나, 알렉산더 대왕 사후 시리아를 중심으로 세워진 셀류쿠스(Seleucus) 왕조의 안티오코스(Antiochos) 2세가 BC 261년과 BC 253년 사이 도시를 재건하면서 자신의 부인인 라오디케(Laodike)의 이름을 따 라오디게아라 했습니다.

라오디게아는 에베소(Ephesus)에서부터 동쪽 수리아(Suria)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 중 하나로, 에베소 해안에서 시작해 약 2,800미터 높이의 중앙 고원을 올라가는 길인데, 깎아지른 듯한 메안델강의 협곡을 피해 완만한 리쿠스(Lycus) 계곡을 거쳐야 아시아로 갈 수 있는, 그 당시로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이렇듯 동방과 서방을 이어주던 실크로드 주요 지점에 세워진 관문 도시여서, 모든 물자와 사람들의 왕래와 거래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이 많이 몰리게 됐고, 따라서 금융 산업이 발달한 부유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의 기록에 의하면 라오디게아는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는데, AD 13년과 61년 대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었을 때도 로마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지방정부만의 힘으로 재건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발굴된 유적들만 보아도 고고 학자들은 이곳이 아마도 에베소보다도 훨씬 컷던 고대의 도시였다고 하니까요.

단지 요즈음의 여행객들이나 성지 순례자들이 찾아오기에는 해안에서부터 너무 멀리 있기에 아마도 발굴 역시 지지부진이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면적은 에베소보다도 더 넓은 것 같았습니다.

라오디게아는 근처 히에라볼리에서 흘러내리는 따뜻한 온천물이 이곳에서 멘더스(Menderes)강 지류인 리쿠스(Lycus) 강과 만나기 때문에, 곳곳에서 제사를 드리면서 잡은 짐승의 피가 미지근한 물로 인해 오염돼 많은 질병, 특히 눈병과 귀 질환을 유발시키게 되었답니다. 이에 따라 이 지방에서 나는 귓병 치료 특효약과 안약은 상당히 유명하였었습니다.

버가모(Pergamum)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의사였던 갈렌(Galen)에 의하면, AD 2세기까지 오직 라오디게아에서만 생산되는 방향성 식물로 귀를 튼튼하게 만드는 약이 조제됐으며, 안약 산지로도 유명하다고 기록했습니다.

특히 눈병 치료로 널리 알려진 프리기안 가루(Phrygian)로 만든, 펴서 바르는 안약이 눈병 치료로 널리 사용됐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도 프리기안 가루를 안약으로 언급하였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당시 통용되던 동전에도 의학교 교수 이름이 새겨질 정도로 의학으로도 명성을 떨치던 곳이었습니다.

라오디게아에서 북동쪽으로 14km 떨어진 곳에는 “골로새”라는 도시가 있었습니다. 에베소에서 바울의 전도를 받아 회심한 에바브로가 전도해서 세운 골로새 교회가 있던 곳이지요.

골로새 뒤편에는 만년설이 쌓여 있을 정도로 높은 바바산에서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아주 차가운 물이 있는데, 이 차가운 물을 라오디게아로 수로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히에라볼리의 뜨거운 온천수처럼, 이 차가운 물도 14km를 지나다 보면 점차 미지근해져 마시기 역겨운 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물을 마시던 라오디게아 사람들은 “자칭 부요한 사람”이라 할 정도로 부유하여 하나님도 필요치 않았던지 모르겠습니다.

또 그곳에서 생산하는 멋지고 아름다운 의복을 자랑했지만, 주님은 벌거벗은 자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들은 눈병을 치료하는 기술을 과신했지만, 주님은 정작 자신들이 눈먼 줄 모르고 있다고 책망하셨습니다.

주님은 그들의 신앙이 히에라볼리와 골로새로부터 라오디게아로 흘러오는 물같이, 덥지도 차지도 않음을 책망하셨습니다.

이렇듯 멋지고, 아름답고, 부유했던 삶을 산 라오디게아가 폐허로 남게된 것은 거듭되는 자연 재해와 대형 지진 때문이었습니다.

1710년과 1899년 대지진 때 이곳은 완전히 파괴됐고, 현재 복원되지 않은 채 폐허 속에 로마 양식의 야외운동장과 원형극장 터, 그리고 폐허 속에 십자가가 선명하게 부각되어 있는 돌무더기가 교회 터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돈과 물질, 풍요로운 삶과 신양은 양날의 검 같은가 봅니다.

아니 어쩜 물과 불 같이 서로가 공존을 할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질이나 신앙이나 지혜롭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잘 사용하면 정말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지만, 잘못 쓰면 신앙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망하게 할 수 있는 무서운 무기가 되는 것을 우리들은 많이 보아 왔으니까요.

그래서 성경학자들이 말하는 교회사에서 라오디게아 교회를 제 7기. 즉 “19C말~예수재림, 마지막 교회시대”로 보며 현대 기독교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날 하나님께서 라오디게아에 권면하시는 말씀이, 우리가 들어야 할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계시록 3장 18~20까지의 말씀처럼 “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 무릇 내가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노니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 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이 하리라”

주님께서는 벌써 문밖에 서서 두드리고 계신데 우리들은 아직도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지도 못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가리지도 못한 채 안약을 사지 못하여 문 앞까지 오신 주님을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주님의 음성을 듣고 문을 열어 주님과 더불어 먹고 주님과 더불어 이기는 사람들이 되어 주님께서 주님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시는 믿음의 권속들이 되어 지기를 간절히 바라오며 소아시아 7 교회를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로 나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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