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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오지 않고

 

지하철도 코로나에 전염됐나?

‘Out of service’ 사인을 덜컹덜컹! 밝히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전동차 두 대가

연속으로 지나가버렸네.

 

전문의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발을 동동 구르는 불통을.

비전문 셔틀버스로 소통하라네.

 

기다려도 셔틀버스는 순환불통이고

바들바들 발목까지 차오르는 바람

매서운데,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뱃속에선 아침 건너뛰었으니

점심이나 제때 달라고 아우성인데,

고객을 길바닥에 내팽개친

버스는 오지 않고, 버스는 오지 않고....

 

어제 배달시켜먹은 설렁탕이

시력을 어지럽히도록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고. 나약한 분노가 화산처럼

터질 것 같은데 버스는 오지 않고.

 

객지에서 춥고 배고픈 하루가 버스

기다리는 승객들로 마냥 길어만 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고.

 

바람만 차디찬 공복으로 불어오고 있네.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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