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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시(raw poem) 세 컷

 

1. 목숨

소나기가 지나가자 내 눈에 찰칵!

찍힌 풀잎 위의 빗방울

날개가 없어 날아오르지도 못하고

인간세상이 두려워 투신하지도 못해

목숨이 대롱대롱 한데

햇살은 왜 이리도 눈이 부시냐?

 

2. 증거

당신 나한테 딱 걸렸어.

이집 저집 무단 가택 침입한 현장,

무차별 성추행과 상습절도행위.

 

나 반드시 인간들에게 고발한다.

 

증거?

당신 몸이 꽃향기로 범벅이 된 거

그것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어디 있니?

 

3. 인생

허리가 꺾이도록

꿈틀꿈틀 걷고 또 걸어도 길은

가도가도 천리길인데,

 

몇 자나 더 가야 할까?

 

인생은 짧은데

하루 해는 왜 이리도 길더란 말이냐?

 

 

* 순간 포착된(찰나적 순간) 시적형상(날시, raw poem)을 디카로 찍어 문자로 표현하는 시험을 해보았다. 이렇게 문자와 영상을 결합시켰기 때문에 1번엔 풀잎 위의 이슬방울 사진, 2번엔 꽃잎 위의 꿀벌 사진, 3번엔 자벌레의 사진과 함께 읽어야 제 맛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20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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